유명무실.
때려잡자 김일성 쳐부수자 공산당 보다는 조금 진화한 구호.
남몰래 고민 말고 자수하여 광명 찾자는 개인용.
그럼 이건 가족 친지용.
한 때 백주 대로의 괴물이었던 무소부재의 그것. 격세지감.




7번 국도 진입로에서 창수에서 영해로 넘어 오는 918번 지방도를 내려다보면서 본 일몰.
이것 역시 이맘 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그림이다.

한 달에 한 번 외출하는 큰 놈을 데려다주고 오는 길이다.
멀리 떨어진 기숙사에 아이를 혼자 내려놓고 돌아오는 길은 늘 마음이 좀 그렇다.
삼 년 가까이 반복 해 오는 일이다. 이제 반년 남짓이면 이 일도 차츰 기억 속으로 잦아 들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큰 놈이 다시 집에서 같이 지지고 볶고 부대낄 날도 그리 많지 않다.
집에서 가까운 학교로 진학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 큰 놈은 이제 집을 떠난 셈인지. 그런 저런 생각으로 늘 생각이 많은 길이다. 918번 지방도.




졸음 운전은 무섭다.
큰 아이를 데리러 가던 중 졸음에 못이겨서 선바위 공원 앞 길 가의 쉼터에다 차를 세웠다.
간혹 시간이 맞는 주말이면 기숙사에 있는 큰 아이를 불러 내서 도시락을 먹던 곳이다.
졸음을 쫓기 위해서는 아예 의자를 젖히고 한 숨 자든지, 아니면 재미있는 장난감을 갖고 놀면 된다.
경험상,
간혹, 감당할 수 없이 화가 난다든지 하는 경우에도 졸음은 잘 깨지만
안전 운전이나 만수무강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권장할 일은 못된다.

오월에 무슨 단풍이 드냐고?
싹이 날 때부터 빨간 잎으로 나는 저런 수종이 있다는 건 나도 안다. 그림이 닝닝해서 그냥 제목을 그리 붙여 본 거지 뭐.





전날 밤부터 꽤 많은 비가 왔다.
내내 컨디션이 가라앉아서 우울했던 날.

다소 상투적인 느낌이지만 일년 중 이맘 때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그림이다.
논에 물을 담기 전에는 찍을 수 없으며, 모를 꽂아버린 후에도 찍을 수가 없으니까.
비 오는 날은 그림이 예쁘다.




포항 시외버스 터미널 곁의 CGV 4층인가 5층인가....
애 엄마와 큰 애를 기다리느라 상가 복도에 앉아 있다가 스냅.




작년에 애 엄마가 어디서 선물 받은 화분.
무슨 꽃인지도 모르고 늘 그렇듯이 생각 나면 물 한 번 뿌려주고 방치. 
겨울내내 얼어죽지 않았으면 말라 죽었을거라 지레 짐작하고 마당 한 곁에 던져 뒀더니 올 봄에 뜻밖에 꽃을 피웠다.
반갑기도 하고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에 열심히 구도를 잡고 찍었다.
찍었는데....
어쩐지 당최 색조들이 촌스럽고 조화롭지가 못한 것 같아서 기왕에 버릴 것 장난질이나 쳐보자,
해서 포토샵에 걸어놓고 수채화 효과를 줘 봤더니
원본보다는 좀 보기가 낫게 된 것 같은데 꽃 모양이 동양적이라 그런지 수채화보다는 오히려 수묵화 같은 느낌이 난다.







내게는 가장 손쉬운 피사체. 우리집 마당.
파자마 바람으로 슬리퍼 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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