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다는 칠곡 다부동.
굳이 찾아 다니지 않고서야 이미 수십년이 지나버린 지루한 풍경에서 그 때의 흔적을 찾을 수나 있을거라고.
정작 눈에 띄던 전쟁기념관(?)인지는 마음에 여유가 없어 그냥 지나쳐버리고 국도로 접어드는 갈림길에서 무슨무슨 고지라는 작은 이정표만 목격하고 왔을 뿐이다.
그마저도 비가 와서 그냥... 게으름이다.

막연하나마 내가 생각하던 다부동과는 전혀 다른 그림만 만들고 말았다.
게을러 터진 성질머리까지... 병통이지.

사랑해요. 그래서 아파요.


립스틱 짙게 바르고... 대구 예술대 들어가는 길목에서.


뭔가 좀 아릿한 기다림 같은 느낌이길 바랬는데 포럼에 올렸더니 여고 괴담 호러 샷이란다. 이런.



끼워 넣은 글 때문에 아주 여고생 취향의 삽화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좀 그렇지만
그리고 내게는 참 진부한 구도이지만
그 진부한 이유가 참 수시로 갖다 대는 구도라서 그렇다.
굳이 가던 길을 멈추고 차에서 내려 찍었던 걸 보면 뭐 이런 따위의 구도가 내 배짱에 잘 맞는 모양이다. 
뭐 때아닌 낙엽들도 그럭저럭 마음에 들기도 했고. 
그래. 좀 그러면 어때서.


비가 와서 다 번들. DA 18-55.
번들은 쓸 수록 좋은 렌즈라는 확신이 점점... 다만 약간 핀이 어긋나서 불만.
그래서 나는 번들도 수동이다.

 

나른하고 따분한 오후에 포토샵에 사진 한 장 걸어놓고 식곤증 쫓아내기...
그나마 컴퓨터가 느려 터져서 신경질 나는 중.

어쨌든 졸음을 이기는 수단과 방법.
1. 장난감 갖고 놀기
2. 화 내기.
3. 그냥 안버티고 자 버리기.

교훈.
대낮에 식곤증으로 꼴사납게 꾸벅꾸벅 졸지 말고 밤에 잘 자자.



여름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안다.

흙이 달구어지기 시작했으니까. 
그래도 아직은 견딜만 하다. 실내에서는 다행히도 아직 뜨겁지 않아서.
2층 복도 뒤쪽으로 보이는 좀 지겨운 풍경.
계통 없이 노출 된 푸석푸석 마른 언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빳빳한 녹색 식물들은 정말 지겹지 않은가.

뒷쪽으로 보이는 문이 바람에 닫히기 전에 찍으려고 카메라 가질러 주차장까지 허겁지겁...
아니나 다를까 이내 문은 쿵 닫혀 버렸지만 다행히도 삼각대 대신 손각대를 선택한 덕에 그새 몇 장은 건질 수 있었다. 

결코 예쁘거나 멋진 사진은 아니지만 할 수만 있다면 뜨겁고 지겨워서 숨이 턱 막힐 그런 그림도 만들어보고 싶다. 
... 그럴려면 정말 숨이 턱 막힐만큼 뜨겁고 지겨운 여름이 와야하는구나. $ㄲㅆ^%^&^%&%@#......


zenit 300/4.5 




사람이 주변머리가 없다보니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그래서 놓친 그림이 참 아깝지만 
남의 얼굴 몰래 찍어다가 내가 만든 그림이라고 걸어 놓을 수도 없고.
또 그랬다가는 요즘 같은 대명 천지에 언제 어느 시에 덜미를 잡혀서 망신을 당할 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배 고물 쪽에서 밥을 먹고 있던 아주머니 서너 분을 꼭 집어넣고 싶었지만 
결국 소심증으로 곁에 섰던 자전거만 집어 넣고 말았다.
남의 고달픈 일상이나 그다지 내보이고싶지 않을지도 모를 모습들에다가 뜬금없이 내 그림좀 만들자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도 그렇고 몰래 찍어 놓고 이 그림 내가 찍었으니 내가 가져도 되냐고 물어보는 것도 참 버성버성한 일이라 결국은 그리 되고 말았다.      


풍파에 시들어 가는 어촌 아지매들의 깊은 얼굴이나 몸짓을 담지 못한 것은 꽤 많이 아깝지만
뭐 그래도 삐딱하게 자세 잡은 자전거나 뻘겋게 녹 슨 돛대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구만 그래.
사람들이 질색을 하건 말건 코끄트머리에다가 렌즈 들이대고 철퍼덕거려야 참 제대로 사람 찍었다고 어깨가 펴 질지는 모르겠지만
내사 원체가 소심증이라서 말이지.....

마미야 세코르 sx 55.8

작년 이맘 때 비 온 뒤의 해 질 무렵.
그림은 마음에 들지만
이런 류의 그림은 까닭도 모른 채 공연히 아프다.




이 날
비 오고 제법 바람이 불었다.

작년 가을 쯤인 듯.
마미야 55미리에 1.4 컨버터를 붙인 변태 77미리.포항 칠포 부근의 해안도로에서 내려다 본 마을

흥해 부근의 폐차장.
노을에 비껴진 폐차장의 실루엣이 꽤 그럴듯 해서 뭔가 철학적인 제목을 붙여보고 싶었는데
딱이 근사한 이름이 떠오르지를 않아서.

그냥 막 떠오르는 느낌으로는 아주 옛날에 봤던 만화 영화에서 들었던 '인더스트리아' 라는 이름.
.........
상상력의 고갈.
뭐, 어쩌냐. 이름이야 유치하거나 말거나 어찌됐든 마미야 세코르 55미리는 한 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는 효자다.
정말 헐값으로 손에 넣어서 그렇고
막 굴려도 안타깝지 않을만큼 외관이 적당히 허름한 것도 그렇다. 
게다가 마운트에 걸려서 조리개 링 뒷쪽을 갈아 내버렸으니 아마도 십년이 지나도 팔려 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을걸.
이래저래 기특한 애물단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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