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동항에서 강구 앞바다.
해질 무렵의 포항 화진리.
축동항에서 강구 앞바다.
해질 무렵의 포항 화진리.
동네 뒷산의 까치집
밤중에 자다가 깨 보니 큰 놈 방에 불이 켜져있더라.
'네 시가 다 됐는데 안 자고 뭐하냐' 나무랬더니
'잘꺼야'
얼렁뚱땅 부시럭거리며 뭔가 덮어 놓는다.
짐작 가는 게 있어 그런가 보다 했더니 오늘 아침에 저걸 불쑥 건네 준다.
뭐 용돈이라고는 코딱지 만큼이니 뭘 사다 놓지는 못 할 것이고
편지라도 쓰나보다 생각 했었는데 뜻밖이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센스가 있는 놈이다. '심풀' 하면서도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
제깐에는 꽤나 신경 쓴 기색이 역력한데
아침 아홉시에 나서야 할 놈이 저거 만드니라고 새벽까지 안자고 ....
아닌 듯 슬쩍 들뜬 듯 기분이 좋다.
사람이 나서 살다 죽는 것을 어찌 짐작 할까마는
가만 생각 해 보면 미래를 짐작 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른다.
누가 그러더라. 누군가에게 미래를 보여 준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서 미래를 빼앗는 거라고.
그래 뭐, 그럴려면 말이 그런 거지 보여 줄 수나 있으려고. 그러니 그러려니, 믿고 사는 거겠지.
살아 온 날이 아까우니 살아 갈 날은 아껴서 살아야겠다.
오늘따라 묵은 사람들이 귀하다.
2006년 1월 14일
2006년 설날.
너 왜 우냐?............???...
급기야는 애비 품에 안겨서 대성통곡....
할아버지 산소에 꽃이 헌 꽃이라서 그랬답니다.
그 말에 지 엄마까지 눈이 빨개져서 울고....
결국 지 엄마 손 잡고 꽃 사러 갔다 옵니다.
나쁜 놈........
별난 놈의 효손 덕에 할아버지는 새 꽃으로 단장하고.
지 엄마 손 잡고 흔들흔들........ 이제 얼굴이 좀 나아졌습니다.
기분이 나아졌으니 할아버지한테 술도 한 잔 드리고....
덤으로,
곁다리로 출연한 이 영화는 추천.
페미 영화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참 괜찮은 영화.
캐시 베이츠.
캐시 베이츠의 영화 돌로레스 클레이본의 대사 중 각인처럼 날아와서 박히던 말.
/'때로는 악마가 되는 것이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소름 끼치던 공감..
딸과 헤어지는 마지막 신에서 잊을 수 없는 강렬한 표정 연기를 보여줬던 대배우.
내가 알기로는 가장 아름다운 눈을 가진 여배우.
.........
뚱땡이 아줌마의 크고 영롱하지도 않은 눈이 뭐가 아름답냐고?
.........
캐시베이츠의 깊고 그윽하다 못해 섹시하기까지 한 푸른 눈을
새까만 인조 눈썹 속에 만화처럼 뗑그렇게 박아 놓은 성형 사이보그들의 유리알 눈에다가 도무지 비교하지 말지어다.
2006.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