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비가 내렸다.
늦가을 비는 겨울을 끌고 다닌다. 많이 추워졌다.

 
그렇게 웅크리고 겨울을 견디다보면 또 한 살 더 먹게 되겠지.
무상하다.  

큰 놈이 친구들과 놀겠다고 집을 한 나절 비워 달라길래 그 김에 카메라를 싸 들고 하루를 탕진했다. 
....
온종일 전봇대만 보고 온 것 같다.
세상에 전봇대만 있을 턱이 없으니 보는 눈이 그까짓 눈인 거지. 염병.


흥해 덕장리 안쪽의 한적한 길


그 길목의 마을


동네 어귀의 과수밭





동네 입구.


 
경주 천북 근처 저수지. 라면 끓여 먹었던 곳.



K135/2.5 




큰 눈이 벌써 세 번째.
몇 번을 벼르다 주저앉고 벼르다 주저앉고.... 
그래도 그다지 눈이 흔한 곳이 아니라 또 언제보랴 하는 마음에 작정하고 동네 한 바퀴.

펜타콘 50.8 / 노출은 기억 없음. 어차피 데이터 들이대고 찍는 타입도 아니고...
골방에 들어 온지 족히 몇 달은 지난 듯 남의 방처럼 버성버성하다. 참.... 

계통 없는 가을 사진 몇 장

꽤 춥던 날 남의 집 굴뚝 

영덕에서 강구로 가는 7번 국도
꽤 그럴듯 해 보여서 차를 세워놓고 유난을 떨었지만 다 날렸음.


오십천 둑길

학교 뒷 동네.
저 놈의 장독대에 언젠가는 접근해 보리라 마음만 먹고 세월만 벌써 몇 달.

운동하러 가는 길의 천전산 임도.

역시 같은 장소의 강아지 풀.

일없이 새벽에 잠깬 김에.
그나마 눈곱도 안 떼고 즉흥적으로 나섰다가 시간을 못 맞춰서 도착하자 해는 올라 와버리고.
급한 마음에 뾰족한 수가 없어 대충 날렸더니 뭔 근하신년 달력 닮아버렸다.

목성 9호.
천덕꾸러기 목성 9호... 뭐 그냥 볼 만하네.

이건 삼곤이.
이때 쯤은 일출이 아니라 아침 햇살... 

18-55 번들.
이건 정말 일출이 아니라 그냥 굿모닝!

여름 나고 참 몇 달만에 제대로 잡아 본 카메라였음. 
다음에는 세수하고 나와야지.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다는 칠곡 다부동.
굳이 찾아 다니지 않고서야 이미 수십년이 지나버린 지루한 풍경에서 그 때의 흔적을 찾을 수나 있을거라고.
정작 눈에 띄던 전쟁기념관(?)인지는 마음에 여유가 없어 그냥 지나쳐버리고 국도로 접어드는 갈림길에서 무슨무슨 고지라는 작은 이정표만 목격하고 왔을 뿐이다.
그마저도 비가 와서 그냥... 게으름이다.

막연하나마 내가 생각하던 다부동과는 전혀 다른 그림만 만들고 말았다.
게을러 터진 성질머리까지... 병통이지.

사랑해요. 그래서 아파요.


립스틱 짙게 바르고... 대구 예술대 들어가는 길목에서.


뭔가 좀 아릿한 기다림 같은 느낌이길 바랬는데 포럼에 올렸더니 여고 괴담 호러 샷이란다. 이런.



끼워 넣은 글 때문에 아주 여고생 취향의 삽화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좀 그렇지만
그리고 내게는 참 진부한 구도이지만
그 진부한 이유가 참 수시로 갖다 대는 구도라서 그렇다.
굳이 가던 길을 멈추고 차에서 내려 찍었던 걸 보면 뭐 이런 따위의 구도가 내 배짱에 잘 맞는 모양이다. 
뭐 때아닌 낙엽들도 그럭저럭 마음에 들기도 했고. 
그래. 좀 그러면 어때서.


비가 와서 다 번들. DA 18-55.
번들은 쓸 수록 좋은 렌즈라는 확신이 점점... 다만 약간 핀이 어긋나서 불만.
그래서 나는 번들도 수동이다.

 

나른하고 따분한 오후에 포토샵에 사진 한 장 걸어놓고 식곤증 쫓아내기...
그나마 컴퓨터가 느려 터져서 신경질 나는 중.

어쨌든 졸음을 이기는 수단과 방법.
1. 장난감 갖고 놀기
2. 화 내기.
3. 그냥 안버티고 자 버리기.

교훈.
대낮에 식곤증으로 꼴사납게 꾸벅꾸벅 졸지 말고 밤에 잘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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