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큰 아이를 기숙사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어느 마을 어귀에서 이 나무를 보고 차를 세웠다.
한 참을 구경하다가 주변을 보니 그 동네 사람들은 나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다치고,
저걸 다 따 먹긴 따 먹었을까?



그 마을을 떠난 뒤 어느 고갯길 비탈에서 만난 주인 없는 돌감나무.
산에 사는 나무들은 거름도 안하고 물도 안주고 그래도 저 혼자 피고 지고 잘도 자란다.



나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먼저 떠나지도 말것이며, 먼저 보내지도 말것이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같이 가는
한 해가 되기를.

 



일출.
몇 해만에 보는 첫 일출.

해마다 거의 그렇듯이 올 해도 낮게 깔린 구름 위로 솟는 해라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새해 첫 일출이라 생각하니 그런대로 볼만 했다.
식구들이 모두 게으름을 피는 바람에 혼자 차를 끌고 나가서 보고 왔다.
나도 혼자 나간 김에 차 안에서 게으름을 피면서 사진만 몇 장 찍고 돌아왔다.




아들의 약혼녀와 격렬한 사랑에 빠진 한 정치가의 몰락을 그린 '데미지'라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우리는 때때로 알 수 없는 열정에 휩싸이게 된다' 라는 대사가 나온다.
충분히 공감하지만.
원래 열정이라는 것은 그 근원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열정인 것이고.


열정은 한 인간을 견디기 힘든 고통 속으로 밀어 넣지만 인간은 삶이 꺾이고 부서지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열정에 항거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 고통은 극한의 희열과 스스로의 열망을 수반한 고통이기 때문에.
그래서 열정이란 것은 때때로 한 인간을 그 속에 매몰시켜 버리기도 하고 또 어떤 형태로든 크게 변화시키기도 한다.
열정은 항거 할 수 없는 유혹을 동반하는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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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항 뒷길에 나타난 오징어 외계인

오징어 외계인은 바짝 마르고 나면 물리치기 어렵다. 그저 적당히 피득피득할 때 서둘러 섬멸 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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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하게 춥던 어느 겨울날 아침에 햇님과 눈싸움을 해봤다.
그리고 이 컷을 찍고 난 직후 내 고물 카메라는 추위에 얼어서 리셋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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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앞산에서 내려다본 7번 국도와 해안선이다.
위로 올라가면 울진, 강릉으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포항, 경주로 통한다.
때로는 좌우로 빠져나갈 곳 없는 내리닫이 단선이 갑갑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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