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그림을 보고 색감이 어떠네 구도가 어떠네
씨도 안먹히는 얘기들만 전문가적(?)으로 따지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나는 싫어.
詩는 안읽고 詩 속에 들어있는 단어하고 구절만 붙들고
싸우고 따지고 분석하는 거지 발싸개 같은 삽쟁이들하고 똑같아서 그래.

머리를 삶으면 귀는 저절로 익을걸 다들 왜 귀때기만 잡고 흔들어대는지.
그러니 코딱지 만한 놈들도 어디 시 한 편 써봐라 그러면
귀신이 씨나락 까묵을만 한  단어부터 몇개 골라 들고 조립한다고 흉내들만 내지.

가슴에 꽂히는 비수가 살색 가리고 육질 따지며 꽂힐까
가슴에 날 선 비수가 꽂히거든, 그래서 숨이 턱 막히거든
그만 뜨신 눈물이나 한 주먹 팍 쏟아내고 그 길로 그냥 칵 죽어 버리면 그만이지.

죽을 때는 그냥 죽으면 돼.  
저승 길 욕심 내지 말고 그냥 죽기만 하면 돼.

이런 화이트에 숨 넘어 가도록 환장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리고 그런 화이트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히 신선도에 문제가 많다던데
이런 그림을 그린 위트릴로라는 인간은
살아 생전 이미 머릿속이나 가슴패기가
적잖이 썩거나 부식되어 있었을거야.
좀벌레가 파 묵어서 구멍이 숭숭 뚫렸든지.

그런데도 나는 화이트는 잘 몰라요. 
다만 저놈의 궂은 하늘 아래 비어 있는 골목길 때문에,
저놈의 오후 세시의 적막강산 때문에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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