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없이
고물 장수 가위 소리에 위태로운 흰 목련

봄 날은 길기도 해라
인적 없는 골목 담장 위에는
불에 덴 듯
제 풀에 희뜩 놀라는 새 들

아이들도 학교에 가고 없는 정오 쯤
빈 골목 따라 자고 있던 바람이 한 차례 먼지를 쓸고
목련은
늘어진 꽃잎 하나를 놓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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