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밥을 먹고 자리에 누웠다
자는 듯 죽어 가는 듯
대롱대롱 시렁 아래 목 매달고 숨 찬 거미
창호지 문 밖으로는 먼지 바람이 후다닥 마당을 까 뒤집고
군불 식어 웅크린 삿자리 웃 목엔 늙은 호박과
갈라진 메주와 귀퉁이 튿어진 고구마 자루
딴에는 저마다 사연이 깊어 뭔가할 말이 있을 법도 한데
저 혼자 낙숫물 소리만 그럴 듯 한 콩나물 시루
봉창 아래 너덜너덜 국회의원 나리도 공화당 소싯적 이야기지
인자는 뉘가 뉜지
이 놈인지 그 놈인지
임자는 정지에 가서 고구마나 몇 개 쪄 오든지
어흠.
아, 테레비 쫌 꺼삐리고 고만 자빠져 자
어둑 구석에 무슨 배애지는 쳐 고프댜.
썩을 놈의 영감태기
뵈기 싫은 것들은 범도 안 물어 가.
고향
2009. 1. 2.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