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마르그리뜨 뒤라스
감독: 장 자끄 아노
주연: 제인 마치. 양가위


낮잠을 잔 덕에 밤늦게 어슬렁거리다가 텔레비전에 눈이 붙잡혔다.

이십세기 중엽 베트남. 몰락한 집안의 백인 소녀와 중국인 부호 청년
어이없이 시작해서 지독하게 계속되는 섹스. 그리고 참 별 것 없이 평면적으로 이어지는 그렇고 그런 스토리. 그렇지만 간혹 가슴팍을 후벼파는 아름다운 장면. 잠시라도 눈을 떼기에는 너무 아까운 군더더기 없는 영상. 지극히 간결한 구성. 그리고 격렬한 섹스 뒤 침침한 방 안에서의 공허한 대사들.

-그 여자 예뻐요?
-부자야.

....
-방금 나한테 했던 짓을 창녀에게 한다면 얼마나 들어요?
-.........얼마가 필요해?

...
-아편 많이 피웠어요?
-나를 봐, 나는 너에 대한 사랑때문에 죽어 갈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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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하게 탐미적인 영화.
참 오랜만에 가슴에 남는 영화를 본 것 같아 포만감이 없지는 않으나 이상하게 가슴 밑바닥이 질척해지는 듯 얄궂다.

스토리야 말해 무엇하나.
아는 분은 아실 것이고 궁금한 분이야 찾아 보시면 될 것을.
나른한 여름 밤이면 한번 쯤 거동하여 찾아 볼만 한 영화라고 생각은 하는데.... 다만 지나간 청춘이 겨워 한숨 짓고 눈물 짓는 것 까지는 책임을 못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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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자, 이거 한 십 년 넘어 간 영화라는데...
.. 뭐 그렇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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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여주인공 제인 마치(여기서 이 여배우의 이름을 처음 알았다)는 아름답다기보다는 약간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이 영화를 찍었을 당시의 열 여덟살 적 모습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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