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빨리 지는 구계항.
왼쪽으로 산을 끼고 달리는 7번 국도 바로 아래 있는 마을이라서
가을 겨울이면 오후 네시 쯤이면 해가 넘어가버린다.
해 지는 포구를 찍어보고싶어 매번 시도하지만 노을도 지기 전에 밍숭맹숭하게 픽 넘어 가버리는 해를 보면 그만 서해안으로 이사를 가고싶어진다. 
그래서 해 지는 구계항은 늘 산 마루에 해가 간당간당 걸려 있는 오후 네 시 전후에 줄타기를 한다. 

물비늘 뜨기.
분명 사람이 없는 배였는데 사람의 그림자같은 것이 보여서 놀랐던 사진.
가스 통이구만.


생선 상자

배의 앞부분이 이물인지 고물인지 몰라서 찾아봤다.
이물이다.
밧줄을 감아 돌리는 저런 말뚝들도 따로 이름이 있을텐데 선박에 쓰는 용어는 아는 것이 없다. 



이제 해가 떨어진다.
해가 산 능선에 걸리기만 하면 바다는 금세 빛을 잃어버린다.
그림도 생기가 없어진다. 적적한 그림이다.

 

가마솥과 땔감들. 뭘 하던 솥일까.

녹 슬어 부러진 닻. 그리고 생선 궤짝. 

집으로 들어 오는 길에 옆집 마당의 고추. 
바닥에 깔린 저런 싸리 발은 탐나는 물건이다. 재료가 있다면 두어개 만들어 놓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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