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mm 를 구하기로 했다.
16-45를 갖고 있지만 제아무리 뛰어나다느니 어쩌니 해도 줌은 줌일 뿐이다.
나도 칼날같은 광각을 갖고 싶다는 말씀이지.
시그마 24mm가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심한 후핀.

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판매자와 핀 확인차 두 번을 주고 받는 줄다리기 끝에 반품. 송료만 날렸다.
궁여지책으로 다시 시그마 28-70을 사들였지만 역시 광각에서 후핀.<- 단렌즈를 사자고 시작하고서는 이게 무슨 헛짓인지. 마음이 후달리면 판단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습성. 
그래도 이번에는 구매하기 전에 미리 양해를 구해 두었으므로 그다지 신경 곤두서는 일 없이 반품.
역시 송료는 날렸다.

시그마가 맞지 않는 것인지 자동 렌즈가 맞지 않는 것인지 모르지만 여하튼 근 열흘간의 밀고 당기기 끝에
'시그마', 혹은 '자동렌즈', 라면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을만큼 정이 뚝 떨어져버렸다. 
 점점 나빠지는 시력 때문에 가급적 자동렌즈를 구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되고 보니 그래도 미더운 건 역시 구식 수동 렌즈다.

그렇게 거의 2주일을 허비 한 끝에 찾아 낸 것이 타쿠마 24.

기대 반 걱정 반 끝에 받아보니 이게 도대체 40년 묵은 렌즈가 맞는지.
사람의 손길이 닿은 흔적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만큼 깨끗하다.
캡과 케이스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마운트의 나사산에 도색도 벗겨지지 않은 물건.
액운은 시그마가 갖고 가고 이번에는 운이 닿았나보다.
결과물도 마음에 닿는다. 좋은 렌즈다.

며칠을 집 주변만 뱅뱅 돌다가 오일장 근처의 오십천변으로 첫 나들이를 했다. 

대궁만 남은 것들 중에 겨우 찾아 낸 분홍색 코스모스

상투적인 테스트. 키다리 강아지 풀

달걀 후라이 개망초. 왜 푸른 빛이 돌지? 

이름을 모르는 식물.  
아무래도 구식 렌즈라 역광에는 좀 약하다. 플레어 발생.

갈대밭인 듯?

역시 강아지 풀.

늪? . 늪이라기에는 너무 작은 물 웅덩이. 그렇다고 연못도 아니고.


이상으로 M42 Super Takumar 24mm F3.5와의 첫 대면 끝.
조리개라든지 셔터 스피드는 기록이 남지 않은 관계로 생략.
시간상 한낮이라 썩 마음에 드는 그림은 없지만 그럭저럭.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빛 좋은 시간에 다시.
16-45는 이제 편히 쉬든지 아니면 팔아 묵든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