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런던.
노래를 알기 전에 먼저 이름부터 알게 된 여자.
오래 전 어느 잡지에서 처음 만났던 꽤나 촌스러운 이름의 여자 가수.

내가 줄리 런던의 노래를 듣기 전부터 막연한 예단을 가지게 된 것은
줄리 런던의 노래에 관한 에피소드를 쓴 사람의 글솜씨가 훌륭해서였을까.

아니라면 5,60년대식의 구닥다리 느낌이 물씬 풍기는 줄리 런던이라는 약간 촌티나는 이름때문일 수도 있었겠고.

몇 년이 지난 뒤에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 여자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때
나는 조금의 괴리도 없이 줄리 런던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고 
낯선 집에서 들리던 이 여자의 노래를 골목길에서 끝까지 듣고 있었다던 그 사람의 이야기에 십분 공감할 수 있었다.
나라도 그랬을 것 같았으니까.  
  


그럭저럭 괜찮은 날에는 혼자 술이라도 맛보면서 혼자 추억에 잠기고 싶기도 하고
생전 가 보지도 못한 샌프란시스코에 내 마음도 어디 한 귀퉁이 떼어놓고 와버린 듯 애틋해지는, 
우울한 날에 듣자하면 샌프란시스코에 두고 온 누군가가 못견디게 그리워질 것 같은 노래.

반 쯤 술에 취한 내 앞에서 나직하게 이 노래를 불러 준다면
다짜고짜 끌어안고 까닭도 없이 그만 울어버릴 것 같은.
아, 
이름만 들어도 목소리가 느껴지는 참 묘한 여자의 묘한 노래.

..............
아니, 생긴 건 못생겼어. 내 타입이 아니야. 목소리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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