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촌리 출신 장관이 작품을 하나 만든 모양이다.
원체 연기자나 가수들에 열광해 본 적도 없고 그 사람들의 본색에도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어서
그냥저냥 매끔하게 생긴 얼굴에 더러 교양프로그램에 나와서 대본 들고 제법 건전하게 한마디씩 해쌓길래
앗따 그냥반, 이름도 뭐 있어보이게 그럴싸 하더니 머리도 꽤나 있나보다 그러고 말았지.

그러다가 한 이삼년 전쯤인가
무슨 TV 프로그램에서 무슨 국토 순례를 한다고 배낭 매고 나와서는 한 마디 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느닷없는 애국심 멘트를 늘어놓길래 얼추 짐작이 가데.

 
하여간에 그 때 느낀 것이, 아하, 이 사람, 이미지하고는 참 마이 다른 사람이구나. 
별로 관심이 안 가는 연기자여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랄 것도 없었지만, 

그렇지. 늘 보던 사람도 가까이 겪어보면 모르던 얼굴이 보이는데 이미지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야 오죽하랴, 그런데 뜬금없이 국토 순례는 왜 하지?......

그러고 난 뒤 얼마 안 있어서 연예란이 아닌 정치 사회면에 이름이 오르내리더니 덜커덕 한 자리 차지하시드만. 
꼭 그래서 그런 건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걸 보고는 그 때 그 국토 순례를 보면서 느꼈던 의아함이 얼추 해소가 되는 듯 해서 그냥 혼자 피식 웃고 말았던 적이 있었네만.
 
여하튼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잘 생긴 배우 장관이 이번에는 회심의 작품을 하나 만들었다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대한늬우스라는 구닥다리 문화의 부활에는 흥미가 있다는 말씀이지. 
안그래도 요즘 들어서 유소년기의 향수에 못이겨 이런저런 기억들을 더듬어 보고 있는 차에 아주 거국적으로 나랏돈 들여서 그 때 그 시절의 문화적 향수를 자극해 주겠다는 데야 고마운 일이고 말고.
다만 대한늬우스의 부활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속이 빤히 보이다못해서 요새 말로 손발이 다 오그라 드는 삼류 꽁트를 기획했다는 것이 기가 막힐 따름이지.

하도 떠들어 쌓길래 궁금해서 찾아봤지. 홍보가 아니라 코메디라길래. 

.......


'덮어놓고 사다보면 그으지꼴을 못면한다'는 11번가 광고가 백배쯤 더 재미있다. 
대한늬우스가 코메디가 아니라 그런 걸로 환심을 사 보겠다는 발상이 코메디라니까.
2009년의 민도를 너무 알로 봐도 너무 낮춰봤다. 물 갖고 장난 치기 전에 주변 참모들 물갈이나 좀 하지 그랬냐고.
.......이거 오래 가면 애먼 개그맨 애들 한 둘 잡을 수도 있겠는데.       



추신/
호흡이 짧아서 그래.
그 놈의 사대강인지 오대강인지를 홍보를 하고싶어서 목구멍에서 손이 올라 오더라도
그렇게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 냈다면 일단은 한 숨 고르고 난 뒤에 좀 더 호흡을 길게. 
차후에야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일단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기꺼이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진짜 '코메디'를 선물했더라면 모르긴 해도 훗발이 꽤 괜찮았을걸? 그런 서비스 정신으로 한 일년 쯤 끌고 갔더라면 말이지.

아, 
인제는 늦었지. 만회하려고 발사숭을 해봤자 이미 간 다 봤네. 긔네 아니네 굳이 애 쓸 것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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