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요점 정리부터.
일등입니다.
우에 사진 가운데 보이는 울긋불긋한 색조의 더블입니다.

더블이되 낱장처럼 따로따로 두 장입니다.

바하/ 골드베르크 변주곡.
스투트가르트 쳄버 오케스트라
칼만 올라 - 피아노
미니 슐츠 - 바스

짐작하시겠지만 골드베르크의 잡탕 편곡입니다.
골드베르크의 재즈 편곡으로 잠시 회자되었던 자크 루시에 음반하고는 또 그 맛이 다릅니다.
재즈 냄새가 나긴 나는데 편집도 좀 다르고.
아리아 나오고.....재즈 바리에이션 나오고.... 그다음에 다시 원판 바리에이션 두세곡 나오고
다시 재즈 피아노랑 바스랑 해서 재즈 바리에이션 나오고....

구성이 재미있습니다.
연주 실력은 상당합니다.
스투트가르트야 뭐 두 말 할 것 없으니 공으로 먹고 넘어간다치더라도
일견 상당히 빡빡해보이는(개인적으로 그리 생각하던) 이런 연주 단체가 이런 잡탕 연주를 했다는 게 신기합니다.
때로는 교과서적인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그러다가 다시 리듬이 튀는 재즈 편곡으로...
원곡의 중량감을 훼손시키지않고 나름대로 매우 잘 쪼개서 정돈해놓은 연주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생각에,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의 오케스트라 편곡반하고 자크 루시에 재즈 편곡반을 적당히 섞어 비빔밥을 맹글어 놓은 듯합니다만 개개의 연주 수준이나 해석이 전자의 두 편곡반보다 월등히 낫습니다.
물론 순전히 개인취향이므로 항의나 이의제기는 접수 안합니다.

음질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한국의 굿 인터내셔널 기획입니다.
원 곡 사이사이에 재즈 바리에이션이 낑겨있어 길이가 꽤 길고, 그래서 시디가 두 장입니다.
토탈 런닝 타임은 무려 116분 32초!
모르긴 해도 지금까지 들어 본 골드베르크 중 최장시간입니다.

같은 연주가 재즈 편곡이 빠진 오케스트라 편집 음반도 있습니다만
지가 듣기에는 이 잡탕 반이 색다른 맛도 있고 여유가 있어 좋았습니다.
정통파 연주를 고집하는 분이 아니시라면야.
재미도 있고 연주도 수준급입니다. 음질도 물론이고.
수입반에 뒤지지 않습니다.


그럼 양념으로 예선, 결선에서 탈락된 선수들.


일단 먼저 자끄 루시에의 재즈 쿼텟.
골드베르크 듣다가 뭐 까무러칠 일 있것습니까만
심심할 때 뜯어먹는 마른 오징어 같습니다. 뭐, 땅콩이라도 상관은 없습니다.
지딴에는 리듬도 한 번 타 볼라고 툭탁거리는데 것도 재미있고.
근데 뭐 명색이 오디오파일 음반이면 뭐하냐고.
이거나 저거나 걸기만 걸면 팍! 삭은 소리나는 괴상한 빈티나지 오디오라서 말이지요.

하여간에 오십년대 재즈 빠에서 연주 했음직한 골드베르크.
얼반 취해서 눈 게슴츠레 내려뜨고 담배연기랑 같이,
이뿌고 색시한 처자랑 같이 들으면 딱 좋을 것 같은 골드베르크.

로잘린 투렉의 피아노
온순하고 따뜻해보이는 연주지만,
또한, 혹자는 골드베르크의 바이블 굴드의 마지막 녹음보다 낫다며 광분하기도 하더라마는
여유 있을 때 조근조근 씹어 먹자면 몰라도 얼추 듣기에는 그 열악한 모노의 압박.
아직까지는 꼭 씹어 먹어 보아야 할 필연적인 화두는 못찾겠습니다만
그것이 무엇이든 일정 부류의 광팬을 거느리고 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언제건 날 잡아서 다시 들이대 볼 염을 두고 일단 보류.

가장 켐프답지않다고 생각한 빌헬름 켐프의 피아노.
사실은 가장 먼저 골드베르크를 접한 연주였는데,
덕분에 이후에 듣는 모든 연주가 한동안 얄궂게 들렸음.
그래도 나름대로 매우 댄디하고 모던한 연주가 아니었을까 일단은 박박 주장합니다.
사실 켐프 할배 그 자체가 댄디하고 모던하기는 하지만 니맛도 내맛도 없는 닝닝구리 영감탕구.... @@..

완다 란도브스카나 랄프 커크패트릭의 하프시코드는 정말 골드베르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연주였습니다.
듣고 있다가 십중팔구 잠들어버렸으므로... @@..

케이트 반 트리트의 오르간... 잠시 신기하다가 이내 멀미 동반..

로다머의 기타는 튀는 재미로,

외트베스의 기타는 아리아만 좋았음.

미샤 마이스키 트리오는 화사하고 멋지지만 씹어도 국물이 잘 안나와서 패스.

글렌 굴드의 80년 녹음은 중언부언 할 필요도 없는 골드베르크의 신약같은 존재이므로
기 죽어서 그냥 패스.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의 오케스트라 편곡
처음에는 매우 신선했으나 슈터트가르트를 듣고는 갖다 내버렸음.

그 외 앤드류 패럿의 피아노나 트레버 피노크의 하프시코드도 있으나
끝까지 듣기에는 내가 너무 게을러터졌거나 연주가 지나치게 담백한 이유로 고만 패스.

하여간 있다가 없는 판도 있고 없다가 생긴 판도 있지만
용량이 딸리는 관계로 얼추 우수마발로 대충 패스하고 지나갑니다.


서랍 정리하다가 발견한 뜬금없는 음악 감상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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