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식이 어마이 사우 잘 났다꼬 온 동네 시끄럽그러 주끼쌓드마는 가실에 저그 기집을 패 갖고 눈티가 시퍼러이 울고불고 친저어 와가꼬 지기뿐다꼬 날리났다카이. 사나가 하마나 못났시모 기집을 패나. 설에 끄꼬 온 차도 우리 아아가 보이께네 빌리 온 차라카드마. 내 그래 그캤지. 그 사우 잘났시모 시사아 잘난 놈 개락이라캤다.

아이고 선생님 잘 오소. 저녁 드싯니껴. 떡 좀 자실라니껴? 머 디리껴? 무꾸 디리껴? 다발이 너무 많으마 무거바 들고 가것니껴. 옷다 갖다디리껴?

/경북 안동(내륙)

식이 어매 사우 잘 났닥고 온 동네 분주케 주께대드라마는 갈게 지 기집을 자들어가주고 눈티가 시퍼러이 방티를 만들어가주고는 울고불고 친저어 와 가꼬 주게뿐닥꼬 난리났다그이. 사나가 을매나 못났으머 지 기집을 패나. 설에 끌고 온 차도 우리 아아가 보이께네 빌래 온 차라 그드라마는. 내 그래 그캤지. 그 사우 잘났으머 세사아 잘난 놈 개락이라그랬다.

아이고 선샘요. 잘 오소. 지역 드셨니껴? 떡 좀 자실라니껴? 머 디리까? 무꾸 디리까? 다발이 너무 많으머 무거워 들고 가겠니껴? 내중에 갖다 디리까요?

/대구(경북)

시기 조곰마 사우 잘 밨다꼬 온 천지 시끄럽꾸로 언성시럽기 지끼쌓티마는 팔월에 저그 가씨나를 팼는지 공갔는지 눈티 퍼~러이 해가 울고불고 친저에 와가꼬 지기뿐다카민서 쌩찌랄삥을 다했다 안카나. 사나가 을매나 몬났시마 기집을 다 공구노. 설에 타고 온 차도 우리 아가 카던데 그거 빌리온 차라 카데. 그카길래 내가 안캤나 그 사우가 잘났시마 잘난놈 쌔비렀다 안캤나.

아이고 샘 오싰서예. 지녁은 잡싸아심미꺼. 떡 좀 자실람미꺼? 머 디리까예? 무꾸 디리까? 다발이 너무 많으모 무거바 들고 가겠심미꺼? 내재 갖다디리까예?

/진주(경남 서부)

식이 저그매 사우 잘 났다꼬 온 동네 시끄럽구로 짜다라 씨부리쌓드마는 추석 안에 저그 가수나를 때리가꼬 눈티가 시퍼러키 울고불고 친저에 와가꼬 지기삐리끼다꼬 지랄지랄했다 아이가. 사내가 올매나 못났시모 계집을 때리것노. 설에 끌꼬 온 차도 우리 아아가 봉께 빌리 온 차라 카대. 그래서 내가 글캤다. 그 사우가 잘났시모 세사아 잘난 놈 천지 삐까리라 안캤나.

아이고 샘 오싯심미꺼. 저녁 잡샀심미꺼. 떡 좀 잡술랍니꺼? 머 디리까예. 무시 찾심미꺼? 다발이 너무 많으모 무거버서 가아 가것심미꺼. 난중에 갖다디리까예?

/울산(경남 동부)

시기 어무이가 사우 잘났딱꼬 그래 마 온 마실에 시끄럽구로 씨버리 쌋티마는가실게 저거 안들을 눈티가 반티가 대도록 패갔고 마 울고 불고 친저어 와갔고 주기뿐닥꼬 날리가 난능기라. 사나가 을매나 몬났시마 저거 안들을 패노?설에 끄꼬온 차도마 우리 아아가 보이 빌린 차라 카더마는 내사마 그 사우가 잘났으면 시사 잘난 놈이 천지 갈백까리다 안핸나?

아이고 선상님 오시능교? 저역 자싰능교? 떡쫌 잘술랑교? 무시쫌 디리꾜? 따바리가 너무 마나서 무거버 들고 가겐능교? 마 이따가 갓따드릭까요?




내 고향은 경남 진주. 사는 곳은 경북 동해안.
같은 경상도라고?
처음 이사 와서 몇 달 동안은 말을 못 알아들어서 애를 묵었다니까.
특히 할매들 이야기는 외국어 같애서 아주 까막눈이야. 이십년이 다 된 지금도 팔 할밖에 못 알아들어요.
아, 위에 예문들을 대충 삼천만이 통하는 말로 번역을 하자면 얼추 이래요.


식이 어머니 그 사위 잘 봤다고 온 동네 떠벌이고 다니더니 그 사위란 놈, 지난 가을에 제 안사람을 줘 패서 눈탱이가 아주 시퍼렇게 밤탱이가 돼서 친정으로 왔다데. 울고 불고 그놈의 자식 죽여 버릴 거라고 길길이 뛰고 난리도 아니었다니까? 사내가 얼마나 못났으면 여자를 두들겨 패냐고. 설에 타고 왔던 차도 우리 집 애가 보니 빌려 온 차라드만. 그래서 내가 그랬다. 아따, 그 사위 놈이 잘났으면 세상에 못난 놈 하낫도 없겠다고.

아이고, 선생님 오셨어요? 저녁은 드셨는지 모르것네. 떡 좀 드실래요? 뭐 찾으세요? 무 찾으세요? 다발이 너무 커서 못 들고 가실 건데. 이따가 댁으로 배달해 드릴까나?


TV 드라마에 나오는 동서남북 짬뽕으로 섞어 놓은 경상도 말을 듣고 있자니 공연히 속이 니글거리고 심통이 사나와져서 말이지.
기왕에 사투리를 흉내 내자면 제대로 알고나 쓰던지. 게다가 배우라는 것들은 도대체 억양 연습이나 하고 녹화를 하는지. 억양은 서울 경기도 억양에다 말은 아주 동서남북 국적불명으로 마구잡이.... 모국어가 아니라서 정 어려우면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려고 애를 써야지. 경기도 사투리에 경상도 억양 붙여 놓은 거나 뭐가 달라. 

당연히 저 예문들은 각자 그 쪽이 제 고향인 내 벗들이 수고를 해 주었지요. 경상도에서 수십년을 살아 온 나도 아는 곳만 알거든. 
그러니 이 사람들아. 이 나라는 서울 경기도 태생의 사람들만 사는 곳이 아니야.  경상도 말은 동서남북 어디나 다 똑같은 줄 아는 당신들만 사는 나라가 아니라고. 대체 드라마를 그 모양으로 만들어놓고도 너그들은 밤에 잠이 오나?
아, 예문들은 어느 날 저녁에 동네 가게에 들어섰더니 아지매 둘이서 수다를 떨고 있다가 들어서는 날 보고 하던 말로 대충 재구성해봤지.
저걸 읽어 보고도 이거나 저거나 똑 같구만 그거 뭐 다른 게 있냐는 사람은 난공불락. 그렇다면 더 할 말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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