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것 봐요!'
아침에 꼬맹이가 학교 간다고 나서다가 호들갑이다.
우리집 마당의 앵두 꽃이다.
어디서 보고 왔는지 우리집도 앵두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몇 번이나 졸라대서
작년 봄에 묘목을 사다가 저랑 같이 심었었다.
작년 한 해 꽃도 없고 열매도 없이 되다 만 이파리만 몇 개 달고 있더니 올 해에는 드디어 꽃이 피나보다.
꼬맹이 녀석 어제까지도 모르고 있다가 억세게 반가운 모양이다. 하긴 나도 몰랐다.
봄 꽃들은 기다리지 않아도 밤 사이에 언뜻 찾아 온다.
그래서 좋으냐고?
꽃이야 누가 싫어 하나. 꽃 피고 새 우는 사이에 세월을 슬쩍 속여 넘기는 것이 괘씸한 거지.
한 살 더 먹은 걸 실감나게 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저놈의 봄 꽃이거든.
또 한 겨울 잘 넘기셨습니다. 올 한 해도 무사히....
그런데 앵두꽃이 흰색인가? 앵두 꽃은 막연히 빨간색일거라고 생각했었나보다.
나무며 꽃이며 아는 것이 있어야지. 주는 사람이 그렇다면 그런가보다 하고 그만이다.
그래. 긔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앵두 나무가 아니라서 앵두가 안열리면 꽃 만 보고 앵두는 한 사발 사 먹으면 되지.
봄이 오긴 왔나보다. 꽃 볼 일이 많아지는 걸 보니.
우리집 꼬맹이,
작년 한 해 틈틈이 우리집은 앵두 안열리냐고 조르더니 올해는 혹시나 몇 개 맛 볼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쩐지 노래가 좀 안어울리는 것 같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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