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OCN을 켰더니 '해바라기'를 한다는 자막이 떠 있었다.
잠을 설친 채로 외출을 했다가 돌아온 참이라 많이 피곤하기도 했지만, 일단 보기로 했다.
까닭없이 간혹 생각이 나던 영화였다.

그런데, 이런, 다른 해바라기였다.
이름이 얼른 생각 나지 않는데, 우리집 큰 놈이 좋아한다던 그 배우였다. 드라마 식객의 성찬이 역을 맡았던.
맥이 빠져서 삼사분 정도 잠깐 보다가 그냥 꺼버렸다.




해바라기. 꽤 오래 된 영화.
소피아 로렌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늘 그 음악이 생각나고 간혹 다시 보고싶어지기도 하는 영화다. 
전쟁때문에 꼬일대로 꼬인 인생과 사랑에 대한 회한, 체념, 뭐 그런 더러 볼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그 놈의 막막하던 우크라이나의 평원에 넘실대던 해바라기 밭의 영상과 음악때문에.

 



해바라기 꽃은 등신이다. 
별로 멋지거나 그다지 슬퍼보이지도 않으면서 공연히 사람 쓸쓸하게 만드는.

영화 스토리는 다 생각나지는 않는다.
그냥 보고나면 그날 하루는 족히 울적하게 만들만큼 여운이 오래 남던 영화였다는 기억만.
그 언젠가는 OCN에서 해바라기를 돌려 주리라 믿고 오늘은 음악만 듣기로 한다. 해바라기.
눈 감고 그 억장 무너지게 광활하던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 평원을 생각하면서. 선플라워. 해 꽃이란다.
해바라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