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집 꼬맹이 생일이다.
학교를 마치고 책가방을 맨 채로 열명이 들이닥쳤다.

 예약해놓은 파티를 마치고 시끌벅적 먹어 치우고

이번에는 안방을 차지하고 앉아서 난리 법석.

그리고는 동네 뒷산으로 우르르 몰려 나갔다.
저그 집이라고 우리집 꼬맹이가 대장짓 해 먹고 그 뒤로 친한 순서대로 조르르... 머스마들은 꼴등병...
무슨 동네 탐험대라고 깃발까지 만들어 들고는 산기슭을 헤매고 댕긴다.

해가 기울도록 놀다가 다들 집으로 돌아가고 먼 데 사는 놈은 내가 차로 데려다 주고
그러고 나니 머리가 띵 하게 아프단다. 얼마나 들떠서 놀았던지.

'아빠는 선물을 따로따로 받는 게 좋아요 아니면 친구들꺼 다 합쳐서 하나로 받는 게 좋아요?'
'아부지는 생일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왜요?'
'어렸을 때 생일 파티를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왜 생일 파티를 안해요?'
'.....................'

이런 시대에도 어린이 날이 아직 있어야 할까? 
이미 자식이 상전이 되어버린 시대. 이성을 잃은 자식 사랑과 얄팍한 상업주의가 결탁한 이 시대의 어린이날. 
아, 그래도 꼬맹이 생일날인데 이런 심란하고 무거운 주제는 다음 기회에. 오늘은 생일 축하만.

돼지야, 니가 내 딸로 태어난 것이 정말 다행이다...  

.

너도 그러냐?
잘 자라. 
(어릴때 하도 통통해서 붙인 아명이 돼지다. 아주 통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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