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책 갖다 주러 도서관을 다녀 오기로 했습니다. 마감시간이 임박해서야 닿을 것 같아서 좀 과속.
휭 달리다보니 길까지 휘청,  삐딱하게 기울어졌습니다.
도서관에서 얼렁뚱땅 꼬맹이 책만 잔뜩 빌려서 김밥 천국에서 저녁 먹고 애 엄마랑 꼬맹이 미장원에다 두고 카메라 들고 나섰습니다.
카메라 바꿨으니 사랑 땜을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사실은 미장원에 가면 나는 무슨 파마 약냄새라는 그 냄새를 견디기 힘들어서 잘 안들어 갑니다. 
(애도 아니고 무슨 사랑 땜. 어쨌든 심란할 때는 그저 장난감에 몰두 하는 게 견디기가 그 중 낫습니다.)
 
그래서 머리 자르는 시간동안 일없이 혼자 오락가락 하다가
혹시나 호떡 파는 데가 있나 기웃거려 봤는데 없습니다.
호떡 대신 길 모퉁이에 과일 노점상이 좌판은 벌여 놓았는데 들여다 보는 사람도 하나 없이 쓸쓸하기만 하고. 손님 기다리다 지쳐 가버렸는지 주인도 안보이네요. 그래도 꽤 그럴듯 하게 쓸쓸하길래 몇 장 찍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이리저리 서성거리자니
한적한 변두리 밤길에 카메라 들고 오락가락하는 이가 수상쩍은지 
오고 가는 사람들이 힐끗 쳐다보기도 하고 그래서 좀 멋적어서 그냥 미장원으로 들어 와버렸습니다.
밤바람도 꽤 찹고.


미장원에 앉아서 기다리자니 심심해서 맞은 편의 거울 보고 혼자 셀카 놀이. 
각도 못잡아 다 날려 먹고 맨 엉뚱한 여자 얼굴에 얼굴 귀퉁이만..... 
다 잘랐다고 일어서길래 얼른 그냥 집으로 들어와 버렸지요. 

별 일도 없고 큰 일도 없고 그래서 사진 몇 장 찍은 김에 사진따라 몇 마디 써서 일기랍시고 올려 놓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모범적인 일상입니다. 오늘도 얼추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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